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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간다 마쓰리(神田祭り)

kaporet 2006. 5. 15. 21:36
                                    간다 마쓰리(神田祭り)


오늘은 간다진자에서 마쓰리가 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간다로 갔다.

남북선인 백금대에서 출발하여 다메이께 산노로 가서 다시  치요다선으로 갈아타고 신 오차노미즈(新茶의水)역에 하차하여 성교(聖橋)라는 다리를 건너 500m쯤 걸어가면 간다진자가 나온다.

간다진자는 주황색을 주조로하고 금빛으로 단장한 화려한 신사이다.

지붕은 여느 신사와 마찬가지로 황동으로 이루어져 초록색의 장엄함을 드러내고 있다.

 

 

 

간다 마쓰리(神田祭り)는 도쿄의 치요다구(千代田區) 간다(神田)에서 열리는 가마 축제로, 일본의 2,400개가 넘는 마쓰리(祭り) 중 오사카(大阪)의 텐진사이(天神祭), 교토(京都)의 기온 마쓰리(祇園祭)와 함께 3대 마쓰리에 속한다.

일본 3대 마쓰리 중에서도 특히 서민의 마쓰리로서 인기가 높다.



간다 마쓰리(神田祭り)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03년의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벌인 축제가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에도시대에는 히에신사(日枝神社)의 산노 마쓰리(山王祭), 후카가와 마쓰리(深川祭)와 함께 3대 마쓰리에 속하기도 하였었다.


마쓰리 축제는 예전에는 홀수해의 5월 15일에 가까운 주말에, 헌책 서점거리로 유명한 간다의 묘진신사(明神神社)에서 열렸다고 하는데, 1960년부터는 매년 실시하게 되었다.

올해는 5월 14일에 간다마쓰리의 축제가 거행되었다.


자료에 의하면 마쓰리의 규모가 매우 커서 108개의 자치회에서 간다묘진을 모시는 200여 개의 크고 작은 가마, 즉 오미코시(神輿)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내가 본 것은 가장 크고 화려한 한 개의 미코시였다.

 

 


간다묘진은 에도성(江戶城)과 장군가(將軍家)인 도쿠가와 가문의 수호신이다.

가마를 만드는 데는 지역주민들은 물론 자치회나 은행이나 일반기업 등도 참여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꽃상여 비슷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상여를 장정들이 짊어지고 거리거리를 다니며 복을 비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간다신사 안에는 여러 지역의 신사들이 모여 있었다.

위 사진은 그 여러개중의 하나인 에도진자(江戶神社)의 모습이다.

간다진자 뒤편에 있다.

아마도 간다신사가 대표격인 모양이다.

마쓰리를 시작하기 전에 열린 식전행사도 주로 간다지역 주민들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식전행사로 열린 축제로는 지역주민들이 모여서 춤과 노래로 한마당의 잔치를 벌이고, 그 후에 사자춤과 가면 춤 그리고 간다신사를 중심으로 한 각 지역의 북춤이 열렸다.

 

간다지방 사람들의 축제마당이다.

가운데 딱딱이를 들고 선 여인이 노래를 선창하는 사람이다.

이 여인을 중심으로 나머지 사람들은 연주도 하고 후창도 하면서 따라간다.

여자아이하나가 등을 들고 앞장 선 모습이 앙징스럽다.

할아버지 한 분이 마을의 여왕인 여자에게 임금님에게 씌우는 우산같은 것을 받쳐주고 있다.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마을 사람 모두가 너무도 흥에 겨워했다.

보는 나도 즐겁다.

 

 

간다진자 안으로 들어 선 축제인들은 먼저 마을 여인네들이 모여서 춤을 추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농사짓는 모습을 재현하기도하고, 하늘을 향해 기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구려의 동동이나 동예의 무천 등도 이러한 형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할아버지들도 축제에서 빠질 수 없다.

서로 짝을 맞추어 춤을 추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농경생활의 고단함과 하늘님에 대한 감사를 저런식으로 표출하며 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사자춤을 추는 지역이 여러 곳으로 분포되어 있다.

인도의 불교와 함께 전래 된 것인데, 사자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조상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사자춤을 추는 것으로 조상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을까?

 

 

노 스님의 모습인데 분명 우리나라나 일본의 할아버지는 아닌 듯하다.

인도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가면의 표정이 너무도 인자스러워 마음이 절로 푸근하다.

 

 

간다진자에 속한 각 마을단위로 나와서 북춤을 추었다.

가장 원시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는 북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악기이다.

둥둥거리는 북소리와 사람들이 내지르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외마디 소리들이 태고적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위의 사진은 간다지방의 북 연주였는데 아이들이 등장해서 사람들의 귀여움을 몽땅 차지했다.

북채를 하늘을 향해 일제히 올리는 모습은 모든 마을이 공동으로 표출해내었는데 하늘님에 대한 기원과 감사 그리고 하늘에 계신 신을 불러 들이는 역할을 동시에 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이 내는 소리와 심장이 내는 소리가 서로 너무도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오미꼬시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오미꼬시는 아침에 간다신사에서 출발하여 아키아바라를 비롯한 인근지역을 전부 돌게 된다.

그야말로 신의 사찰이 시작되는 것이다.

신의 몸을 모신 오미꼬시가 지나가는 곳마다 축제의 한마당의 벌어진다.

신이 자신의 영역을 모두 돌고 마침내 자신의 집인 간다진자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출발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으므로 도착하는 장면을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온종일 고대하며 기다렸던 것이다.

오미꼬시가 들어오기 전에 연등이 먼저 들어왔다.

각 마을을 표시하는 것으로 긴 대나무위에 흰색 종이로 등을 만들어 그 지역사람이 들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물결을 헤치고 오미꼬시를 멘 가마꾼들이 들어서고 있는 장면이다.

맨 앞에는 역시 흰색 천으로 만든 털이개 비슷한 것이 가마의 행렬을 인도하고 있었다.

저 털이개로 부정한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신이 내리는 축복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가마꾼은 모두 건장한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얼굴에는 기꺼움과 보람으로 반짝거리며 빛을 내고 있는 듯 보였다.

종일을 저 오미꼬시를 메고 다녔는데도 전혀 피곤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신을 모신다는 것은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는 무엇인가를 분명 지니고 있음이 확실하다.

 

 

연등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의 물결~~~

마쓰리는 종교행사가 아니라 일본사람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에게 있어 신사는 종교가 아니고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경건한 자세로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민망하고 쑥스럽기는 해도 일본의 특징인가 하여 한 컷!

메이지유신 이전만 하더라도 서민은 이런 차림으로 살았다고 한다.

엉덩이가 다 보이는 훈도시만 차고 통짜로 된 웃옷을 입었다고 하니 말이다.

가마를 맨 가마꾼들이다.

예전 그들의 조상들이 입었던 차림을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보는 내가 민망. 부끄부끄^^

 

 

 천천히 오미꼬시는 진자 본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진자본당에서 정문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오미꼬시 한 곳에 정지되어 있는 느낌이다.

숨이 절로 멎는다.

묘한 경이로움이 스멀스멀 일어난다.

 

오미꼬시가 마침내 좌정할 곳을 찾았다.

사람들은 손을 들어 합장을 하거나 절도있게 박수로 맞이했다.

오미꼬시와 사람들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오미꼬시를 간다신사 본전 앞에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가마꾼들도 사라지고 엄숙한 종교행사가 이루어졌다.

가마를 준비하느라 찬조를 했던 지역의 유지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어디나 마찬가지인 계급구조를 느낄 수 있다.

서민들은 서서 신을 제사하고, 유지들은 앉아서 신을 제사하는 것이다.

정말 신이 그것을 허락했을까?

 

 

 

제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사람들은 오미꼬시 주위에 모여 경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사람의 물결을 생각한다면 믿기지않을 정도의 고요함이 찾아왔다.

 

 

뒤에 보이는 것이 간다진자 본전이다. 양쪽에 간다명신이라는 등이 보인다.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오미꼬시의 모습을 잡았다.

앞에 검은 두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절의 사제들이고,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이다.

 

 

해가 거의 넘어가고 있었다.

제사를 지내는 시간이 짧지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오미꼬시와 석탑 그리고 사자상이 보인다.

오미꼬시 앞에 진설된 과일과 야채 그리고 떡을 보니 마치 우리나라의 제사상을 보는 느낌이다.

유교가 들어오지 못했던 일본이지만 신을 섬기는 것은 어디나 같은 것처럼 보인다.

 

 

조금씩 어두워져가는 중이었고, 신사안에는 환하게 전기불이 밝혀졌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휴게실이다.

아래층에선 작은 기념품도 팔고 봉헌하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물품도 판매한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깨끗한 화장실도 그 안에 있었다.

모르고 안내에 적혀있는데로 신사 뒤편의 약간 지저분한(화장지도 없었다) 화장실을 사용했었는데 억울했다.

 

 

휴게실 난간에서 촬영할 수 있는 것은 신사사람들 뿐이다.

칸막이를 막아놓고 출입을 금하고 있었다.

흰옷을 입은 여성이 신사 촬영기사이다.

 

 

오미꼬시 맨 꼭대기에 있는 봉황의 모습이다.

오미꼬시는 신의 몸을 모신 것이니 봉황을 꼭대기에 올린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정교하고 아름답다.

 

 

간다진자의 지붕꼭대기에 있는 봉황과 오미꼬시 위의 봉황을 함께 찍었다.

 

 

오미꼬시 위의 봉황을 좀 더 가까이.....

 

 

 

 

 

 

 

 

일본의 마쓰리를 꼭 보고싶었는데 오늘에서야 그 소망을 푼 셈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서 저녁 7시까지 있었더니 많이 피곤했다.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광경은 언제나 마음에 생각이라는 우물을 파게 만든다.

거대한 자연과 싸워가며 농경생활이든 수렵생활이든을 해야했던 우리의 조상들이 연약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어 의지하고자했던 존재가 바로 신이 었으니 말이다.

신을 즐겁게하고 신을 섬겨서 신의 은총을 받아 삶을 유지해갔던 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신이 인간을 조종한 것이 아니고

진정 인간이 신을 지혜롭게 이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다음 주에는 아사쿠사 마쓰리가 있다고 하는데 그 곳에도 가 볼 생각이다.


 

출처 : 향기의세계
글쓴이 : 불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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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문화자체가 마쯔리이다. 모든 문화들이 마쯔리에서 나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인들의 사상 속에 깊이 박혀있는 신의 개념은 신도를 국가종교화해서 천황을 숭배하도록 한 자들에서 비롯되었다고한다.

 

어쨋든 우리 선교사들에게 가장 힘든 것중의 하나가 일본인들의 습관화된 진자문화 그리고 그에 다른 신의 개념이다. 참 하나님을 모른채 그리스도를 전하면 자신도 신을 믿는다고하면서 복음을 거절하는 저들에게 어떻게 전해야하는가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