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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성들의 결혼 요구조건(펌글)

kaporet 2007. 7. 22. 20:49
 

일본여성들의 결혼요구조건


요즘 일본의 매스미디어에서는 연애격차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연애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해지는 현상을 가르킬 때 연애격차란 표현을 쓰고 있다. 돈이 있고 외모도 우수한 남성들에게 연애나 결혼의 기회가 집중되지만 그렇지 못한 남성에게는 전혀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 바로 연애격차 현상이다.


일본 사회에서 연애격차가 심각해진 것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데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여성 취업의 증가로 더 이상 남성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연애나 결혼의 선택에서 여성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 연애 격차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내면중시, 속으론 경제력 일변도


일본의 여성들은 과거와는 달리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결혼을 거부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성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독신으로 살아가는 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폐해가 연애 자본력이 딸리는 남성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결혼 상대로 납득할 수 있는 남성의 조건은 무엇일까? 남성이 어느 정도의 조건을 만족시키면 일본 여성들은 결혼에 나서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힌트는 온라인 결혼정보회사 매치닷컴 인터네이셜 리미티드가 올 1월에 발표했던 조사결과에서 엿볼 수 있다.

순위

여성

남성

1 

2 

3 

4 

5

성격(92%) 

가치관(89%) 

애정(83%) 

금전감각의 일치(68%)

경제력(49%)

성격(89%)

애정(86%)

가치관(77%)

용모(49%)

흥미의 일치(49%)


표는 일본의 남성과 여성들이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중요시하는 것들이다. 남녀 모두 상위는 성격, 가치관, 애정과 같은 내면적 요소가 차지하고 있어 상당히 건강한 결혼관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야기일 뿐, 한 거플 벗겨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여성의 경우는 남성이 경제적 조건을 넘긴 상태에서 위에 말한 조건을 중요시한다는 것이 조사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경제력이 없다면 성격, 가치관이 아무리 좋아도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이 여성들의 본심인 것이다.


여성들이 필수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경제적인 요건은 대단하다. 남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욕 나올 정도로 요구 수준이 높다.


“결혼에는 상대방의 경제력은 필수조건이다”라는 항목에는 여성의 81%가 동의하고 있었다. 남성의 경우에는 29%에 지나지 않았다. 돈 없는 남성은 아예 결혼할 꿈도 꾸지 말라는 이야기다


“부모님이 길러주실 때의 경제력과 같거나 그 이상의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는 항목에는 여성의 67%, 남성의 22%가 동의하고 있다. 여성의 3분의 2 이상이 평범한 독신 남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항목들에 대한 동의 정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자기보다 연봉이 낮은 사람과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여성 66% > 남성 39%)


“결혼 상대는 꿈 보다는 현실을 중요시해주었으면 한다”(여성 61% > 남성 39%)


“상대에게 경제력이 없더라도 애정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여성 37% < 남성 83%)


위의 결혼상대를 고를 때 중요시하는 조건에 대한 대답과는 180도 다르다. 같은 여성들이 대답한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여성들의 경제력 일변도는 노골적이다.


연봉 400만엔 이하의 남성은 결혼 꿈도 꾸지마라


그렇다면 여성들은 결혼 상대 남성들은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여성들에게 결혼상대 남성에게 요구하는 이상적인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를 질문해 보았다. 최저 600만엔(4500만원 정도)이라고 응답한 여성들이 43%로 가장 많았다. 800만엔 이상(16%), 1천만엔 이상(6%), 1천5백만엔 이상(1%)를 합하면 응답 여성의 3분의 2(66%)가 6백만엔 이상을 이상적인 연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이상은 그렇다고 치고 타협할 수 있는 최저한의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를 질문해보았다. 그 결과 4백만엔 이상이 46%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600만엔 이상의 38%가 잇고 있었다. 8할 이상의 여성이 최소한 연봉이 4백만엔 정도는 되어야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남성들의 수입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데에 있다. 25세에서 39세까지의 직장이 있는 남성(파트타이머 제외)에게 수입을 질문해 본 결과 연봉이 4백만엔을 넘는 남성은 58%로 절반을 약간 넘고 있었다. 일본 여성들의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연봉인 6백만엔 이상은 17%에 불과했다.


거의 절반인 43%의 남성들이 최저 타협 연봉인 4백만엔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은 일본 남성들의 초봉이 20만엔 전후인 것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며  여성들의 바라고 있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갭이 지난 번에 말했던 중년동정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고의 시대에서 3저의 시대로


그렇다면 여성들은 결혼하고 싶은 남성이 최저 타협선인 4백만 엔을 넘지 못한다면 어떠한 결정을 내릴까? 결혼을 포기하겠다는 여성은 6%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연봉이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여성(23%) 역시 잠재적 포기군으로 분류할 수 있으므로 결국 3할 정도의 여성이 돈 없는 남성과는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봉과는 상관없이 결혼하겠다는 여성은 10%에 불과하여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고 있었다. 53%의 여성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결혼한다”라고 대답한 것이 남성들에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결혼을 앞 둔 남성에게는 3고(高)가 요구되었다. 키, 학력, 수입이 다 높아야 결혼할 생각을 하라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사정이 바뀌어 3저(低)의 시대라고 한다. "저"란 소리를 듣고 일본 여성들이 변했다고 생각했다가는 큰 오산이다. 3저는 3고보다 한 술 더 뜨고 있기 때문이다.


3저란 저자세(레이디 퍼스트) 저리스크(공무원이나 변호사와 같은 안정된 직업), 저의존(여성을 속박하지 않고 서로의 생활을 존중한다)을 의미한다고 하니. 일본의 미혼 남성들이 얼마나 갑갑한 처지에 놓여있는가가 대략 짐작이 간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 수준에 이르지는 않은 듯하다.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아직은 일본만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취업 여건이 일본보다 훨씬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은 취업난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본다면 우리나라 여성들도 일본여성들과 비슷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러다 남자가 결혼했다는 것이 큰 벼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는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